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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소 분석에서 잘못 고른 비교 단위


2022년 웹파이선 수업에서 처음으로 공공데이터를 모아 분석했다. 당시 궁금했던 것은 단순했다. 전기차가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충전소가 정말 부족한지, 내연기관 자동차와 주유소의 관계에 견줘 확인하고 싶었다.

전국 자동차 등록 대수와 주유소 수, 전기차 충전 정보를 모은 뒤 시설 수를 차량 수로 나눴다. 계산 결과만 보면 전기차 쪽 수치가 압도적으로 컸다. 나는 이를 근거로 충전소가 주유소보다 부족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4년 뒤 코드를 다시 보니 나눗셈은 대체로 맞았지만 그 계산으로는 처음의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 비교할 수 없는 대상을 같은 단위처럼 놓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당시 계산

자동차 등록 현황 Excel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대수를 가져왔다. 주유소 수는 CSV에서 읽었다. 전기차 충전 정보는 시도 코드를 바꿔 가며 API를 호출한 뒤 각 응답의 totalCount를 더했다.

구분 차량 수 시설 수 차량 한 대당 시설
내연기관차 22,702,848대 주유소 11,402곳 × 주유기 6대 0.003013
전기차 272,656대 충전기 119,035기 0.436576

내연기관차에는 주유소 한 곳당 주유기가 6대라고 가정했다. 그래서 실제 계산은 11,402 × 6 ÷ 22,702,848이었다. 전기차에는 API에서 얻은 119,035를 그대로 사용했다. 역수로 보면 주유기 한 대당 내연기관차는 약 332대, 충전기 한 기당 전기차는 약 2.3대였다.

수치 차이가 워낙 커서 결론도 분명해 보였다. Notebook에는 결과를 두고 “전기차 충전소가 주유소보다 많다”고 적었다. 그러나 표의 열 이름은 두 행 모두 주유소 수였다. 본문에서도 충전소와 충전기를 구분하지 않았다. 같은 표 안에서 장소의 수와 설비의 수가 뒤섞인 셈이다.

비교 단위의 불일치

주유소 한 곳은 여러 주유기를 갖춘 장소다. 전기차 API의 항목은 충전소 ID와 충전기 ID를 따로 제공한다. 당시 더한 totalCount는 충전 장소가 아니라 개별 충전기 수에 가까웠다. 한쪽에는 내가 임의로 가정한 주유기 6대를 적용하고 다른 쪽에는 API가 센 충전기 수를 사용했으므로, 겉으로는 설비끼리 비교한 듯 보인다.

하지만 주유기 6대라는 값에는 근거가 없었다. 코드를 보면 이 숫자가 설명 없이 식 안에 들어가 있다. 보고서에선 주유소 11,402곳만 제시해 실제 계산을 알아차리기도 어렵다. 비교 단위를 맞추려 한 시도였지만 확인하지 않은 가정을 끼워 넣고 그 사실을 결과에서 감춘 셈이 됐다.

더 근본적인 차이도 있다. 주유기와 충전기는 한 번 사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다르다. 충전기는 급속과 완속에 따라 출력과 점유 시간이 달라진다. 공동주택처럼 특정 이용자만 쓸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고장이나 통신 오류로 사용할 수 없는 설비, 특정 지역에 몰린 설비도 모두 같은 한 기로 세었다. 반대로 주유기는 회전이 빠르고 한 장소의 여러 설비를 함께 운영한다.

결국 차량당 설비 수는 보급 규모를 보여 주는 값일 뿐이다. 운전자가 필요할 때 얼마나 쉽게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애초에 무엇을 부족하다고 할 것인가

“충전소가 부족한가”에는 여러 질문이 섞여 있다.

  • 집이나 직장 근처에서 충전할 수 있는가
  • 장거리 이동 중 필요한 위치에 급속 충전기가 있는가
  • 도착했을 때 비어 있고 정상 작동하는가
  • 기다리는 시간까지 감수할 만한가
  • 지역과 주거 형태에 따른 격차는 어느 정도인가

나는 이 질문들을 전국 시설 수 하나로 줄였다. 전국 합계가 넉넉해도 생활권에 충전기가 없으면 이용자에게는 부족하다. 충전기 수가 많아도 대부분 완속이거나 접근이 제한되면 장거리 이동의 불편을 설명하지 못한다. 반대로 집에서 밤새 충전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주유소와 같은 방문형 시설의 개수 자체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지금 다시 한다면 ’충전소가 부족한가’부터 쪼갤 것 같다. 장거리 이동이 문제라면 공용 급속 충전기의 위치와 가동률, 대기 시간을 봐야 하고, 생활 충전이 문제라면 주거 형태와 집 주변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완속 충전기를 봐야 한다. 전국 충전기 총량 하나로는 둘 다 설명하기 어렵다.

결과와 결론은 다른 것

당시에는 서로 다른 형식의 자료를 한 코드에서 다룬 일이 가장 어려웠다. CP949 CSV를 읽었다. Excel의 병합된 분류는 앞 행의 값으로 채우고 법정동 코드 앞 두 자리를 추려 API를 반복 호출했다. 각 결과를 DataFrame으로 묶어 Excel로 내보내면서 데이터 수집과 가공의 흐름을 처음 끝까지 경험했다.

그래서 결과 숫자가 나오자 분석도 끝났다고 생각했다. 지금 보면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열 이름이 실제 단위를 제대로 나타내는지, 식 안의 6은 어디에서 왔는지, 두 설비의 처리 능력을 같은 방식으로 셀 수 있는지부터 물었어야 했다.

지금 다시 보면 문제는 계산보다 그 앞에 있었다. 무엇을 알고 싶은지, 그 질문에 답하려면 무엇을 어떤 단위로 비교해야 하는지를 먼저 정했어야 했다. 이 설계가 틀리면 이후의 데이터 수집과 계산을 제대로 해도 처음 질문에는 답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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